Drama

민와일 온 어스 2024(Meanwhile on Earth 2024)

상큼새콤 영화 발견 2024. 11. 27.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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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메건 노담(Megan Northam): 엘사 역
소피아 레사프르(Sofia Lesaffre): 오드리 역
카트린 살레(Catherine Salée): 아니크 역
샘 루윅(Sam Louwyck): 다니엘 역
로만 윌리엄스(Roman Williams): 뱅상 역
니콜라스 아비네(Nicolas Avinée): 오귀스탱 역
요안 티보 마티아스(Yoann Thibaut Mathias): 조르당 역
세바스티앙 푸데루(Sébastien Pouderoux): 프랑크의 목소리 역
사빈 티모테오(Sabine Timoteo): 시도니 역
크리스티앙 부이예트(Christian Bouillette): 드루레즈 씨 역
마리 브레이(Marie Bray): 마리 로즈 역
아르카디 라데프(Arcadi Radeff): 뤽 역


각본
제레미 클라팽(Jérémy Clapin)


감독
제레미 클라팽(Jérémy Clapin)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보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만약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대가로 해야 한다면요? 누구의 생명을 희생할지 계산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해 보세요. 제레미 클라팽 감독의 전작 "내 몸을 잃다"의 뒤를 잇는 신작 "Meanwhile on Earth"은 이런 고통스러운 질문을 던지며, SF적 요소와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상을 결합한 몽환적인 연출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클라팽은 이 작품을 통해 슬픔과 상실이 영혼을 잠식하는 과정을 탐구하며, 그리움이라는 강렬한 유혹이 한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엘사(메건 노삼 분)는 세상을 떠난 우주 비행사 오빠 프랑크(세바스티앙 푸데루 분)를 잃은 아픔을 안고 살아갑니다. 프랑크는 동상과 기념판을 통해 기려지지만, 엘사의 삶에 남겨진 공허함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슬픔에 사로잡힌 그녀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요양 시설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며, 죽은 오빠와 함께한 상상 속 장면을 낙서로 그려냅니다. 이 장면들은 70년대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히 표현됩니다. 그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듯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오직 오빠를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만을 간절히 갈구합니다.


어느 날 밤, 그녀의 고통스러운 바람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한 일이 벌어집니다. 신비한 외계인의 목소리(디미트리 도레 분)가 그녀의 머릿속에 나타나고, 끈적한 외계 씨앗이 그녀의 뇌에 자리 잡습니다. 외계인은 프랑크를 데리고 있으며 그를 되돌려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그녀는 다섯 명의 죽은 사람을 살해해 외계인이 그들의 몸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 제안에 흔들린 엘사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계인의 요구를 받아들입니다. 영화는 이내 엘사가 새로운 "주인"을 위해 희생자를 찾아나서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SF 공포 장르를 결합한 형태로 전개됩니다.

이 혼합적인 전개 방식은 영화 대부분에서 상당히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클라팽은 엘사처럼 애도의 의미와 우리가 슬픔에 갇히는 방식을 탐구하는 데 깊이 몰두합니다. 메건 노삼의 연기는 이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이들의 절박함과 무기력을 진솔하게 표현하며 관객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그녀의 슬픔은 외계인의 계획을 실행하는 데 적합한 이유가 되고, 프랑크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은 그녀를 외계인의 완벽한 조력자로 만듭니다.


클라팽의 몽환적인 연출은 엘사의 감정과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댄 레비의 신비로운 합창과 신시사이저 음악, 그리고 로브레히트 헤이바르트의 차갑고 비현실적인 촬영 기법은 마치 엘사가 자신의 슬픔에 갇혀 지구가 아닌 외계 행성을 헤매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하지만 이 거리는 영화의 장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영화의 87분 동안 우리는 엘사가 어떤 사람인지, 프랑크가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깊이 알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합니다.

엘사가 외계인의 지시에 따라 희생자를 선택하는 장면들은 처음에는 악한 인물들을 처단하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도덕적 갈등과 고뇌가 더해지며 점점 더 복잡한 질문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클라팽의 연출 방식은 관객에게 모든 것을 명확히 보여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과정이 충분히 탐구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영화 후반부, 엘사의 어머니는 "모두가 자기 길을 찾는 건 아니야. 우리는 스스로 행복을 선택해야 해."라고 말하며 영화의 주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냅니다. "Meanwhile on Earth"은 이런 선택과 그 뒤에 남는 상실감을 판타지적으로 묘사하며, 미래를 위해 자신을 위한 삶을 선택하지 않고 과거의 아픔 속에 머물 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탐구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완전한 해답이 주어지지 않아 관객에게 답답함을 줄 수도 있지만, 이는 어쩌면 슬픔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통찰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는 있지만, 그 아픔이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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