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림보트 2025(Screamboat 2025)

장르: 코미디, 슬래셔, 호러 패러디
상영시간: 102분
감독:
스티븐 라모르테 (Steven LaMorte)
각본:
스티븐 라모르테 외

출연 배우:
데이비드 하워드 쏜튼 (David Howard Thornton) – 스크림보트 윌리 역
제시 코브 (Jesse Kove) – 디아즈 중위
제시 포시 (Jesse Posey) – 피트
찰스 에드윈 파월 (Charles Edwin Powell) – 몰리나리 자치구장
에이미 슈마허 (Amy Schumacher) – 앰버
잘라스 콘로이 (Zallas Conroy) – 배리
앨리슨 피텔 (Allison Pitrell) – 셀레나 (주인공, 의상 디자이너)

2022년 1월, A.A. 밀른의 1926년 책 『곰돌이 푸』가 퍼블릭 도메인에 들어서면서, 곧이어 누군가가 모두가 사랑하는 꿀 좋아하는 곰을 슬래셔물 속 살인마로 바꿔 놓았습니다.
2023년에 개봉한 <곰돌이 푸: 피와 꿀>이라는 영화는 제작비가 6자리 수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수익은 800만 달러 가까이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은 지적 재산권(IP)의 시대입니다.
처음부터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익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노는 것이 훨씬 쉽지요. 그래서 <Steamboat Willie>—디즈니 제국을 출범시킨 바로 그 캐릭터—가 2024년 초 퍼블릭 도메인에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누가 그 피투성이 쥐를 가장 수익성 있게 영화화할까 하는 경쟁의 시계가 곧바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결과 등장한 작품이 바로 <Screamboat>입니다. 감독이자 공동 각본가인 스티븐 라모르테는 디즈니와 뉴욕시에 대한 러브레터 형식으로 이 작품을 연출했으며, <테러파이어(Terrifier)> 시리즈의 ‘광대 아트’로 유명한 데이비드 하워드 쏜튼이 윌리 역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 속에서 윌리는 뉴욕의 ‘피자쥐’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기형적인 쥐로,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는 괴물로 재창조되었습니다.
<Screamboat>은 많은 평론가들이 무시하고 지나칠 법한 작품이지만, 유사한 마이크로 예산의 호러 영화들보다 더 나은 작품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자신을 결코 진지하게 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 진지할 수가 없지요.

물론 <Screamboat>에는 ‘파이널 걸’이 필요합니다. 이 역할은 의상 디자이너 셀레나(앨리슨 피텔 분)가 맡았습니다. 그녀는 뉴욕 생활에 지쳐 고향 미네소타로 돌아갈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입니다.
어느 늦은 밤, 셀레나는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에 탑승합니다. 그날은 공주처럼 차려입은 여성들이 생일 파티를 즐기고 있던 날이었습니다.
그녀들의 이름은 아리엘과 자스민을 연상시키며, 디즈니 제국을 풍자하는 이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패러디 요소의 일부입니다. 한 공주가 “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있고 싶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다음 가사를 흥얼거릴 뻔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남성의 생식기가 절단되어 죽임을 당하는 장면도 있어서, 일부 디즈니 팬들은 그런 연상을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셀레나와 공주들, 그리고 “진짜 뉴욕” 스타일의 승객들 모두는 이 살인쥐 영화의 연료에 불과합니다. 영화 속 쥐는 가능한 한 창의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을 죽이려 합니다.
<Screamboat>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이 괴물 디자인입니다. 빌런 윌리는 CGI로 표현된 만화 캐릭터처럼 보이며, 다른 등장인물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쏜튼 배우의 표정 연기도 아트 때보다 더 두꺼운 분장에 묻혀버렸습니다. 차라리 쏜튼의 실제 크기에 맞는 윌리 인형을 만들어, 물리적인 공포감을 주는 방식이 더 나았을 겁니다. 지금은 그저 “왜 아무도 저 쥐를 밟아 죽이지 않지?”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실은 그런 생각도 안 들 수도 있습니다. <Screamboat>을 관람하러 티켓을 사는 사람들은, 2피트짜리 인형 쥐가 사람을 어떻게 죽이는지의 ‘물리적 논리’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은 고어와 유머를 보러 온 것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포인트입니다. 저는 라모르테 감독이 퍼블릭 도메인 속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놀아대는지를 보는 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윌리가 “Take Me Out to the Ballgame”이나 “Pop Goes the Weasel” 같은 노래를 휘파람으로 부르는 장면도요. 물론 “It’s a Small World”는 쓸 수 없겠지요(하지만 대사는 나옵니다). 디즈니에 대한 온갖 바보 같은 패러디가 난무하는데, 그 중 상당수가 저를 웃게 만들었습니다.
아마 작가들이 “가장 멍청하면서도 웃긴 방식으로 디즈니와 고어를 어떻게 섞을까?” 고민하며 회의했을 광경이 떠올랐기 때문일 겁니다.
세상에는 디즈니 수집품을 모으는 어른이면서 동시에 거실 벽에 <테러파이어> 포스터를 걸어 놓은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겠지요.
<스크림보트>의 의도를 모르고 극장에 들어갈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아트하우스 영화가 매진돼서 어쩔 수 없이 보는 작품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기대하지 않은 관객에게도 나름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 웃길 수도 있었고, 더 똑똑할 수도 있었으며, 더 나은 시각효과를 보여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더 형편없을 수도 있었으며, 오히려 지금보다 더 못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 건 이 영화가 스스로 얼마나 ‘구피(Goofy)’한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 잠깐만요. 그 캐릭터는 아직 퍼블릭 도메인에 들어가지 않았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