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슬링거스 2025(Gunslingers 2025)

장르: 액션
상영시간: 104분
감독:
브라이언 스키바 (Brian Skiba)
각본:
브라이언 스키바 (Brian Skiba)

출연배우:
스티븐 도프 (Stephen Dorff) – 토마스 켈러 역
니콜라스 케이지 (Nicolas Cage) – 벤 역
코스타스 맨딜러 (Costas Mandylor) – 제리코 역
헤더 그레이엄 (Heather Graham) – 발 역
스칼렛 로즈 스탤론 (Scarlet Rose Stallone) – 벨라 역
브리 블레어 (Bre Blair) – 메리 역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니콜라스 케이지와 그의 팬들, 그리고 그를 홍보하는 언론들은 이 독보적인 배우가 결코 대충 연기하지 않는다는 점을 극찬하곤 했습니다. 불과 3년 전의 일이었지요.
당시 케이지는 Massive Talent에서 자기 자신을 풍자적으로 연기했으며, 언제나 노력하는 배우라는—사실과는 거리가 있는—미덕으로 칭송받았습니다.
Gunslingers에서 케이지는 분명 열심히 연기합니다. 이 저예산 서부극에는 스티븐 도프, 코스타스 맨딜러 같은 다른 개성파 배우들도 출연하고 있으며, 이 중 도프는 그 누구보다도 진심 어린 연기를 보여주고, 맨딜러 역시 찡그린 얼굴과 쏘아보는 눈빛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헤더 그레이엄 또한 존재감 있게 등장하며, 결코 무심한 태도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단 하나뿐입니다. 케이지가 전력을 다해 괴상한 억양으로 연기하는 장면인데, 마치 후두염에 걸린 마초맨 랜디 새비지가 회심의 개종을 한 듯한 목소리를 냅니다. 그 장면은 보면 단박에 알아보실 겁니다.
그 외의 부분은 케이지 특유의 강렬한 매력이 사라진, 엉성하고 맥 빠진 장르 헌정처럼 느껴집니다.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세기말 켄터키 마을에 도망자들이 모이고, 거기에 포위 작전이 벌어지지요—하지만 영화는 그 이상의 흡인력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액션 장면들도 지나치게 편집되어 혼란스럽고, 케이지 외의 배우들은 자신들의 대사를 살리거나 캐릭터를 제대로 구축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그저 노력하는 모습만 보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떠받치고 있는 이 작품은 연료조차 거의 바닥난 차량처럼 헛돌기만 합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도망자 토마스 켈러(스티븐 도프)가 있습니다. 그는 ‘리뎀션(Redemption)’이라는 소도시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곳은 제리코(코스타스 맨딜러), 벤(니콜라스 케이지), 린(지 마) 같은 존재감이 미미한 이방인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토마스에게는 막대한 현상금이 걸려 있으며, 이는 극 중 여러 인물들이 “역대 최대 보상금”이라고 직접 말하기도 합니다. 그를 쫓는 자는 한쪽 눈을 잃은 총잡이 로버트(제레미 켄트 잭슨)와 그의 무리, 그리고 다리에 총상을 입고 어린 딸 벨라(아바 먼로 타드로스)를 데리고 있는 싱글맘 발(헤더 그레이엄)입니다.

이들은 토마스를 찾아 마을을 뒤흔들며 난입하고, 제리코와 그의 동료들은 토마스를 넘기기를 거부하며 갈등이 격화됩니다.
이와 같은 설정은 서부극 팬들에게 익숙하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독이자 각본가인 브라이언 스키바는 이 익숙한 이야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지 못한 채, 배우들을 그저 ‘액션 피규어’처럼 포즈를 취하게 만드는 데에만 집중합니다.
감정적, 서사적으로 중요한 장면들조차 인물의 내면보다는 소품 총기나 CGI 피로 대체되며, 인물들은 감정의 무게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습니다.
로버트 역의 잭슨은 특히 돋보이는데, 안타깝게도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그는 주인공 토마스와 그 일행의 주된 적수이자 이야기의 긴장감을 끌고 가야 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의 대사는 대부분 밋밋하고 뻔한 클리셰이며, 연출과 카메라 구도 역시 그를 인상적으로 담아내지 못합니다. 화면에 제대로 잡히는 시간도 짧고, 편집은 산만하며, 그마저도 때때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는 과연 나쁜 연기를 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열악한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한 것인지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배우가 그 혼자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액션 장면의 구성 역시 배우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누군가가 총을 들고 발사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다음 컷에서는 누군가 쓰러져 있으며, 또 그 다음엔 몇 초 전 장면에서 등장했던 다른 인물이 전혀 다른 공간에서 등장해 적을 쫓습니다.

이런 식으로 짜맞춰진 편집은 이야기에 흐름을 주기보다는, 관객이 장면의 전후 맥락을 이해하는 데 오히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게 만듭니다.
예컨대 “방금 쓰러진 사람은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거지?”
“대체 어디서 저격한 거야?” 같은 의문이 들지요.
그나마 도프는 제한된 대사와 등장 시간 속에서도 놀라운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케이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십자가 모양 선글라스, 불안한 몸짓, 이해하기 어려운 억양으로 표현된 케이지의 연기는 광기 어린 유머를 불러일으키며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Gunslingers를 끝까지 보신다면, 그 장면에 도달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감정적으로는 이 영화를 떠나 계실 수도 있습니다.

케이지의 진성 팬이 아니라면 이 연기를 옹호하기조차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잠깐은 미친 듯이 웃기기도 하고, 기이하고 혼란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장면이 있다 한들, “그래서 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