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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 24 2024(Number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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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 24 2024(Number 24 2024)

실존 인물인 제2차 세계 대전 저항 투사 군나르 쇤스테뷔(Gunnar Sønsteby)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노르웨이 감독 존 안드레아스 안데르센(John Andreas Andersen)의 영화 넘버 24는 자유를 위한 대가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큰지를 보여주는 견고하고 세련된 시대극입니다.

영화는 노년의 쇤스테뷔(에릭 힙유 분)가 류칸(Rjukan)의 한 교실에서 젊은 학생들에게 연설을 준비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안데르센의 관찰적 카메라는 다큐멘터리적인 접근을 취하며,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한 쇤스테뷔가 막대기를 물고 있는 모습을 줌인으로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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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연설을 수없이 해왔지만, 그가 ‘머릿속 다섯 번째 서랍’이라고 표현한 이 기억을 떠올리는 일은 여전히 그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줍니다.

“넘버 24”의 구도는 분명하지만 여전히 효과적입니다. 쇤스테뷔의 강연을 통해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전개됩니다.

1937년의 류칸으로 돌아가면, 젊은 쇤스테뷔(슈르 바트네 브레안 분)가 절친 어를링 솔하임(야콥 마아눔 트룰센 분)과 함께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한편, 나치가 책을 불태우는 가운데, 두 친구 중 한 명만이 그 상황에 불안을 느낍니다. 솔하임은 나치가 공산주의자들만 겨냥하고 있다며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쇤스테뷔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념의 차이는 이후 이야기에서 전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영화 전체에 걸쳐 그 긴장감은 계속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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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분위기는 긴장감 넘치지만, 젊은 쇤스테뷔는 좀처럼 동요하지 않습니다. 그는 단호하고 치밀한 계획가이며, 조용하지만 끈질긴 성격 덕분에 노르웨이의 급조된 저항 조직에 적합한 인물로 여겨집니다.

그는 군에 입대한 뒤 반(反)나치 출판물을 만드는 일을 거쳐, 결국 “넘버 24”라는 코드네임을 지닌 첩보원이 됩니다.

점차 그의 임무는 고위급 작전으로 확대되고, 나치의 표적이 되지만, 쇤스테뷔는 워낙 날렵해서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그는 수많은 이름과 여권, 신분증,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은신처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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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종의 고양이와 쥐의 쫓고 쫓기는 싸움이지만, 안데르센은 이를 과장하지 않습니다. 쇤스테뷔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 아니며, 우리는 그의 아슬아슬한 탈출에 짜릿함을 느끼기보다는 차분히 따라갑니다.

그는 동료들이 여자나 술에 빠지는 것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요약하자면, 쇤스테뷔는 평범해 보이는 면모 덕분에 비범한 일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과묵한 저항 투사의 이야기가 안데르센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는 더 퀘이크, 더 버닝 씨와 같은 재난 영화로 유명한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롤란드 에머리히'라고 불리는 그는 캐릭터의 의지를 시험하는 정교한 연출을 통해 긴장감을 자아낼 줄 압니다.

영화에는 쇤스테뷔와 동료들이 무기 공장 같은 중요 시설에 폭탄을 설치하는 장면 등 여러 첩보 작전이 등장합니다. 이 장면들에서는 빠른 편집을 통해 관객에게 작전 수행의 복잡성과 긴박함을 전달합니다.

현대 시점에서 진행되는 장면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긴장감이 존재합니다. 쇤스테뷔와 학생들의 관계는 일방적인 강연이 아닙니다.

학생들도 그의 전쟁 중 행위에 대해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그를 도전합니다. 특히 그가 수행한 수많은 암살에 대한 도덕성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쇤스테뷔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그에게 있어 전쟁은 자유와 억압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흑백의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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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여학생이 던진 질문은 그가 수십 년간 봉인해 두었던 정신적·감정적 공간을 흔들어 놓습니다. 이 순간에 안데르센은 라디오헤드의 "Exit Music (For a Film)"이라는 대담한 삽입곡을 사용합니다.

감정적으로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시대극의 톤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음악 선택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 전반에서 안데르센은 이 역사적 인물의 느긋하고 체계적인 성격(트룰센의 절제된 연기는 매우 인상적임)을 무거운 주제와 균형 있게 조화시킵니다.

고문과 배신 같은 암울한 장면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유머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왜 간디처럼 비폭력으로 맞서지 않았냐"고 묻자, 쇤스테뷔는 "간디는 나치를 상대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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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안데르센이 쇤스테뷔의 성격이나 행동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거의 유일한 장면입니다. 감독은 그보다는 임무에 헌신한 한 남자의 애국적 초상화를 그리고자 하며, 이 단호한 접근법은 때때로 시야가 좁을 수는 있어도 감동적인 영화 경험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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