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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본인 출연, 제리 2024(Starring Jerry As Himself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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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제리 C. 쉬
로우 첸

감독
로우 첸


 

"Starring Jerry as Himself"는 흔히 말하는 "사실이 허구보다 더 기이하다"라는 표현에 걸맞는 영화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진실과 허구, 또는 적어도 부분적인 드라마가 섞여 있어, 장르나 신뢰성을 명확히 정의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Jerry(제리 쉬)라는 사업가로, 수십 년 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인물입니다. 그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많은 자녀를 둔 가족의 가장으로, 지역 사회의 중심 인물로 자리 잡은 인물입니다. 정치인들이 연설에서 미국의 꿈을 이룬 모범 사례로 언급하기 좋아할 만한 인물이죠.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은행 계좌가 돈세탁에 사용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그는 중국 정부 소속 두 경찰, 장 경관(하오송 양)과 오 검사(팡 두)가 주도하는 잠입 작전에 참여해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 영화를 "주관적인 다큐멘터리"라고 부를 수도 있겠으나, 모든 다큐멘터리가 이미 어느 정도 주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표현조차도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기록"하는 것은 한 가족이 겪은 기묘한 사건에 대한 그들만의 해석에 가깝습니다. 실화를 느슨하게 바탕으로 하며,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실제 자신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미국 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화 범죄 이야기의 저예산 독립 영화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영화 대부분은 재연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런 장면에 들어서면 카메라는 종종 음산한 저각도로 촬영되고, 화면 비율은 CinemaScope 크기로 변합니다. 이는 영화가 "영화적"이라고 강조하는 시각적 약속처럼 느껴집니다.)

전 세계 다양한 영화계에

는 실화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연기하는 전통이 존재합니다. 1990년대 이란 영화가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에 특히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전통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가족이 아닌 외부 인물이 감독한, 놀랍도록 정교한 가정용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이 작품의 감독인 뉴욕 기반의 영화 제작자 로우 첸은 중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인공들과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완전히 성공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존의 허구 영화 장르를 모방하는 다큐멘터리는 이야기 자체가 자연스럽게 그 장르에 녹아들지 않으면 만족감을 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마쉬의 "맨 온 와이어(Man on Wire)"는 1970년대의 강도 영화 스타일로 촬영 및 편집된 재연 장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이러한 시도의 가장 성공적인 예로 꼽힙니다.


"Starring Jerry as Himself"는 대체로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지만, 제 입장에서는 재연 장면이 통찰력보다는 기발함에 더 치우쳐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7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중반쯤 되면, 이야기가 정해진 틀에 맞춰 진행되려는 의도가 오히려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가 어디로 향하는지 너무 빨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는 "일상적인 인물이 경찰 작전에 휘말린다"는 설정이 단순히 참여자들을 인터뷰하는 스트레이트 다큐멘터리만큼 흥미롭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지나치게 고민한 측면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많은 생각과 노력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영화는 가족의 홈비디오 영상으로 시작하며, 이는 영화의 재연 장면들을 준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영화 초반부의 영상이 단순히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삽입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점차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는 기억, 심리, 신뢰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처음에는 단순히 이상하게만 보였던 사건이 사실은 더 기묘하고 깊고 슬픈 것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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