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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

마지막 야구 경기 2025(이푸스, 원제: Eephu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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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야구 경기 2025(이푸스, 원제: Eephus 2025)

장르: 코미디

상영 시간: 98분

감독
카슨 런드

각본
카슨 런드

마이클 바스타

네이트 피셔

마지막 야구 경기 2025(이푸스, 원제: Eephus 2025)

출연
키스 윌리엄 리처즈 (Ed Mortanian 역)

프레드릭 와이즈먼 (Branch Moreland 역)

클리프 블레이크 (Franny 역)

레이 흐립 (Rich Cole 역)

빌 리 (Lee 역)

스티븐 라도치아 (Graham Morris 역)


마지막 야구 경기 2025(이푸스, 원제: Eephus 2025)

카슨 런드(Carson Lund)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영화 <이푸스(Eephus)> 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따분함처럼 보일 수 있는 감정을, 연출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해 보여줍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지역 사회의 사랑을 받는 야구장, '솔저스 필드(Soldier’s Field)'는 24시간 후면 철거될 예정입니다.

이곳은 마을 성인 남성들의 취미 야구 리그가 열리던 곳으로, 곧 새 학교가 들어설 부지로 바뀌게 됩니다. 이를 앞두고 남자들은 마지막 하루를 보내기 위해 모여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풀게임을 치르며 작별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해가 진 뒤에도 그들은 계속해서 경기를 이어갑니다. 영화 <이푸스> 는 그렇게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말 그대로도, 비유적으로도) 스포츠와 공동체에 대한 헌사를 펼쳐 보입니다.

마지막 야구 경기 2025(이푸스, 원제: Eephus 2025)

‘이푸스’는 야구에서 매우 드물게 사용되는 투구법을 의미합니다. 이 공은 비정상적으로 느린 속도로 던져져 타자의 타이밍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죠. 런드 감독의 영화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작품은 화려한 운동 능력이나 역동적인 연출, 혹은 멋진 슬로모션으로 가득한, 그런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느리고 건조한 분위기로, 다리가 쑤신 선수들이 외야를 느릿하게 걷고, 우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때때로 성공하는 슬라이딩 장면들이 긴 호흡으로 담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푸스> 가 야구를 통해 형성된 형제애를 따뜻하게 담아낸 감상적인 이야기라는 뜻도 아닙니다. 이 남자들이 함께하는 이유는 단 하나, 곧 사라질 야구 리그라는 공통점뿐입니다.

영화 전체에는 야구장의 철거가 단순히 리그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남자들 사이의 관계 또한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예감이 깔려 있습니다.

마지막 야구 경기 2025(이푸스, 원제: Eephus 2025)

<이푸스> 는 한 무리의 남자들이 등장하는 ‘슬라이스 오브 라이프’ 형식의 이야기지만, 사실 이들은 서로 그다지 친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바로 그 어색한 거리감이 이 영화에 현실감을 더해줍니다.

이 팀은 밝은 눈빛을 가진 십대부터, 시니컬한 대학 야구 선수, 그리고 인생에 지친 중년 남성들까지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들의 조합은 영화 속 유머와 감정의 중심을 이룹니다. 예를 들어, 계속해서 짜증 섞인 태도를 보이는 에드(Keith William Richards), 맥주에 취해 무심한 태도를 보이는 트로이(David Pridemore), 그리고 따뜻하고 신선한 진심을 보여주는 쿠퍼(Conner Marx)나 프레스턴(Jeff Saint-Dic) 등 모두가 각자의 스파이크를 신고 경기장에 서 있습니다.

겉으로는 시큰둥해 보일지라도, 이 시간은 이들 모두에게 중요한 순간이며, 해가 저물도록 자리를 떠나지 않는 모습에서 그 진심이 드러납니다. 바로 이러한 평범한 일상 속 진심이 영화 <이푸스> 를 감동적으로 만듭니다.

마지막 야구 경기 2025(이푸스, 원제: Eephus 2025)

이 영화는 결국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hangout tale)’입니다. 영화가 의도한 만큼 재미있는 순간들이 많지는 않지만, 달빛 아래 억지로 경기를 이어가거나 서로의 허술한 실력을 놀리는 장면들에서는 몇 번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영화의 느린 템포는 ‘이푸스’라는 투구처럼 의도된 것이며, 실시간의 감각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의 매력이나 흡입력이 러닝타임 전체를 끌고 가기엔 다소 부족하여,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의 집중력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푸스> 에 깃든 헌신과 열정은 그 느린 걸음을 보완해 줍니다. 런드 감독의 데뷔작은 진심을 담아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들이 (그리고 영화가) 짐을 싸는 순간, 관객들 역시 작은 아쉬움과 쓸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 야구 경기 2025(이푸스, 원제: Eephu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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