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코미디, 슬래셔 호러
상영시간: 88분
감독:
빌리 브릭(Billy Bryk),
핀 울프하드(Finn Wolfhard)
각본:
빌리 브릭(Billy Bryk),
핀 울프하드(Finn Wolfhard)

출연:
핀 울프하드(Finn Wolfhard) – 크리스(Chris) 역
빌리 브릭(Billy Bryk) – 바비(Bobby) 역
프레드 헤칭거(Fred Hechinger) – 제이슨 호크버그(Jason Hochberg) 역
애비 퀸(Abby Quinn) – 클레어(Claire) 역
크리스타 나제어(Krista Nazaire) – 섀넌(Shannon) 역
다니엘 그라벨(Daniel Gravelle) – 아리(Ari) 역

슬래셔 장르에 대한 오마주 위에 세워진 청춘 코미디물인 <Hell of a Summer>는, 정해진 역할을 넘어서 매력을 발산하는 앙상블 캐스트가 돋보일 때 가장 잘 작동합니다.
공동 감독이자 각본가인 빌리 브라이크와 <기묘한 이야기>의 핀 울프하드는 1980년대 슬래셔 영화에 대한 향수를 담아, 여름 캠프 지도자들이 복면을 쓴 살인마에게 쫓기고 희생당하는 이야기를 감성적이지만 호감 가는 성장 코미디로 풀어냅니다.
이 장르 패러디 특유의 요구하지 않는 성격 덕분에,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스톡 캐릭터(전형적인 인물상)를 어느 정도 살아 숨 쉬는 인물처럼 만들어냅니다.

물론, 유머와 살인 장면이 모두 약하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기며, 감독들이 좀 더 과감했더라면 하는 바람도 듭니다.
<헬 오브 어 서머>는 일반적인 공포 코미디 영화들보다 시각적으로 더 정돈되어 있고, 연출도 훨씬 더 사려 깊습니다.
또한, 등장인물들도 동 장르의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더 호감이 갑니다. 특히 캠프 파인웨이를 너무 사랑하는 24살 바보 같은 청년 제이슨(프레드 헤칭어 분)은 이 영화의 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살아가는 모습 때문에 주변 인물들로부터 조롱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 대상은 거의 설정이 없는 러브라인 클레어(애비 퀸 분)는 물론이고, 거들먹거리는 연극광 에즈라(매튜 핀런 분) 같은 비교적 해롭지 않은 조연들까지 포함됩니다.

제이슨은 파인웨이 캠프가 시즌 오픈하기 전 열리는 ‘상담사 주말’ 동안, 그룹의 리더로서 권위를 세우려 애쓰지만, 그를 진지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결국 살인사건이 벌어지자, 제이슨은 가장 먼저 의심을 받는 인물이 됩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헬 오브 어 서머>는 <스크림> 및 그 아류 작품들이 만들어 놓은 슬래셔 장르의 규칙을 뒤집기보다는 그대로 확인해주는 영화입니다.
각 인물은 여전히 유형화되어 있어서, 이를테면, 거리감 있는 인플루언서 데미(파르디스 사레미 분)가 한 트렁크 가득한 맞춤 수하물을 들고 나타나는 모습도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단체의 채식주의자 마일리(줄리아 도일 분)가 별자리와 점성술에 집착하는 것도 전형적인 설정입니다.
물론, 어떤 캐릭터 전형은 다른 것들보다 좀 더 정감 있게 다가오며, 특히 브라이크가 연기한 ‘주의를 끌고 싶은’ 바비는, 고딕풍을 좋아한다는 것 외에는 딱히 설명되지 않은 wannabe 사이킥 노엘(줄리아 라론드 분) 같은 캐릭터보다 훨씬 더 많은 조명을 받습니다.
바비의 인물 설정은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었겠지만, 그가 가진 불안감이 친구 크리스(핀 울프하드 분) 및 크리스의 여자친구 섀넌(크리스타 나제르 분)과의 긴장감을 형성한다는 점은 흥미로운 요소입니다.
섀넌은 바비의 관심을 전혀 받아주지 않죠. 브라이크는 자신에게 괜찮고 그라운디드한 대사 몇 줄을 안기며, 캐릭터의 빈약한 루틴도 능숙하게 소화해냅니다.

예를 들어, 바비가 살인범이 곰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장면에서, 마일리의 채식버거와 관련된 엉뚱한 이론을 펼치는 장면은 농담 자체는 별로지만, 상황 속에서는 오히려 웃음을 유발합니다.
그보다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영화광 아리(다니엘 그라벨 분)를 괴롭히기 위해 살인범이 땅콩버터 통을 꺼내드는 장면이 훨씬 덜 웃기지요.
대부분의 농담은 스틱 피겨(종잇장처럼 평면적인) 캐릭터들을 겨냥한 게으른 농담들이어서, 사회불안이나 예술적 야망에 대한 잘 다듬어진 농담들도 결국 좋은 설정에 비해 결말(펀치라인)이 약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연기력(전달력)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노엘이나 마이크(디페로 운어타이 분)처럼 자기 중심적인 인물에게 생명을 불어넣기엔 역부족입니다.
이처럼 긴장감과 이야기의 추진력이 부족한 코미디 영화에서는 더욱 실망스러운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이야기 전개는 제이슨이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고 함께 있게 하려는 허둥대는 시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감독들은 캠프 파인웨이라는 공간을 탐험할 여유를 얻죠.
제이슨은 순수한 청년이지만, 주인공감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브라이크는 코믹한 조연 역할로서 훌륭하게 기능하며, 각 장면을 에피소드처럼 끌고 가는 데 기여합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상, 상담사들이 하나씩 죽어나가기 시작하면, 영화가 보여주는 그룹 내 역학 관계는 결국 관객이 기대했던 슬래셔의 본질적인 재미에 앞서 길게 떠드는 서론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브라이크와 울프하드는 이 젊은 인물들을 너무 좋아해서 기억에 남을 방식으로 죽이거나 위협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성격을 틱(tic)이나 습관적인 유머, 기억에 남지 않는 대사 이상의 깊이로 발전시키지도 못합니다.
핀 울프하드와 호감 가는 젊은 배우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겠지만, 진정한 공포감이나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알레르기 농담이나 ‘메이크아웃 포인트’ 같은 클리셰적 개그에 호감을 느끼신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헬 오브 어 서머>는 자신이 목표한 대부분을 이루어내긴 합니다.
다만 그 목표 자체가, 제작진이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낮게 매달려 있는 과일만 겨냥한 것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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