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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라 코치나 2024(La Cocin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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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라울 브리오네스 - 페드로
루니 마라 - 줄리아
안나 디아즈 - 에스텔라
모텔 진 포스터 - 논조
로라 고메즈 - 로라
오데드 페어 - 라시드

 

감독
알론소 루이스팔라시오스

 

각본
알론소 루이스팔라시오스


 

거의 모든 장면이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위치한 관광지 같은 레스토랑, 이름부터 단도직입적인 ‘더 그릴(The Grill)’의 주방 안이나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강렬한 작품 “라 코시나(La Cocina)”입니다. 이곳은 다양한 요리를 하지만 그 어느 것도 특별히 잘하지 않는 곳이죠.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이곳은 마르게리타 피자와 치킨 마살라 같은 메뉴들이 주문표에 넘쳐나는, 어렴풋이 이탈리아 요리 분위기를 풍기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대규모의 직원이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손님들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타임스 스퀘어의 분주함을 느끼고 싶은 관광객들이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기 전 잠시 들르는 식당일 뿐이니까요. 하루 종일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가지만, 그들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긴장감과 활동, 개인적인 삶에 대해 잠시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방 드라마’ 장르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데, 특히 더 베어(The Bear) 같은 작품의 성공 덕분입니다. 하지만 라 코시나는 다른 에너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더 그릴의 주방에서 나오는 음식이 단지 깊이 고장 난 시스템을 통해 나오는 산물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 시스템은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착취하고 버리며, 다른 사람들에게 치킨 마살라를 또 다시 만들어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죠.


최근 요리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고귀한 셰프’라는 캐릭터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들은 패스트푸드 문화로 인해 요리의 예술이 점점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굳건히 버티려 하는 인물들이죠. 하지만 라 코시나의 주방은 그와는 매우 다른 방향을 보여줍니다. 

 

이곳 주방은 전쟁터와 같고, 때로는 알론소 루이즈팔라시오스 감독과 그의 팀이 소음과 활동으로 가득 찬 곳으로 촬영합니다. 카메라가 붐비는 주방을 슬라이딩하며 여러 가지 장면과 대화를 포착할 때, 그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지쳐 보입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번영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존재하는 곳입니다.

이 전쟁 같은 주방에 루이즈팔라시오스 감독은 첫 번째로 신입 캐릭터인 에스텔라(안나 디아즈 분)를 투입합니다. 에스텔라는 멕시코에서 막 뉴욕으로 와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젊은 여성입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면접을 훔쳐서 그 일을 얻고,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러나 라 코시나는 사실 에스텔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카메라는 종종 그녀에게 다시 돌아와 점점 지쳐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녀는 혼란 속에 던져진 관객을 대변하는 존재로 기능할 뿐입니다.


라 코시나의 진정한 중심은 셰프 페드로(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라울 브리오네스)입니다. 그는 매력적인 생존자이며, 로브스터가 고급 요리로 자리 잡은 역사를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의 경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이 주방의 지휘관이지만 항상 파멸 직전의 상태에 있는 듯 보입니다. 

 

감독은 페드로의 삶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임을 암시하는 요소들을 추가합니다. 예를 들어, 전날 밤에 일어난 싸움, 전날 밤 매출에서 사라진 돈에 대한 조사, 임신 중절을 고려하고 있는 웨이트리스 줄리아(루니 마라)의 복잡한 상황 등입니다. 줄리아는 페드로의 여자친구로, 페드로와 줄리아는 이야기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캐릭터들은 이들 주변에서 움직이는 서브 요리와도 같습니다.

라 코시나는 브리오네스의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는 멋진 무대입니다. 페드로는 뉴욕 주방의 삶의 고난에 지칠 법도 하지만, 그와 함께 있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는 매일 사람들을 이끌지만, 그들이 며칠 내에 해고되거나 추방당하기도 합니다. 

브리오네스는 불법 체류자인 페드로를 거의 항상 약간의 공황 상태에 있는 인물로 표현하지만, 그는 고전적인 영화 스타와 같은 높은 매력을 발산합니다. 감독과 촬영 감독 후안 파블로 라미레즈는 브리오네스가 이 영화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그의 놀라운 얼굴을 자주 포착합니다.

카메라가 다시 움직일 때마다 라 코시나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시각적 언어를 창조하는 법을 탐구하는 영화로 변모합니다. 연극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에 단일 세트라는 점이 분명하지만, 흑백 선택과 긴장감을 높이는 다양한 카메라 트릭 등으로 심오한 영화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점심시간의 바쁜 장면에서 사람들이 오가며 충돌하는 순간들 속에서 이 영화는 거의 통제 불능 상태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매우 세심하게 안무된 장면입니다.

라 코시나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에서 유일하게 조금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브리오네스가 완벽하게 연기하는 놀라운 독백이지만, 실제 뉴욕 주방의 삶에서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순간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항상 순수한 리얼리즘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카메라 트릭들은 관객에게 이 작품이 영화임을 상기시키기 위한 장치입니다. 이 영화는 뉴욕의 평균적인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고통과, 때로는 매일 마주하는 아름다움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타임스 스퀘어 주변의 더 그릴과 같은 곳을 생각해 보면, 그곳의 수많은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느낌이 듭니다. 페드로, 줄리아, 에스텔라, 그리고 다른 일꾼들은 특별할 것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에 대한 이 영화는 특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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