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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유 알 낫 미(You Are Not Me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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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로세르 타피아스 (Roser Tapias): 아이타나(Aitana) 역
필라르 알메리아 (Pilar Almería): 도리(Dori) 역
알바로 바게냐 (Álvaro Báguena): 오리올(Oriol) 역
알프레드 피코 (Alfred Picó): 후스토(Justo) 역
안나 쿠리카 (Anna Kurika): 나디아(Nadia) 역
필라르 마르티네스 (Pilar Martínez): 페피타(Pepita) 역
야포에나 실바 (Yapoena Silva): 가비(Gabi) 역


감독
마리사 크레스포 (Marisa Crespo)
모이세스 로메라 (Moisés Romera)


각본
마리사 크레스포 (Marisa Crespo)
모이세스 로메라 (Moisés Romera)



감독인 마리사 크레스포와 모이세스 로메라는 가족이 모이는 명절보다 더한 지옥은 없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그들의 영화 <You Are Not Me>는 물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가족 간에 쌓인 말 못 할 긴장과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역사가 어떻게 신체적, 언어적 폭력으로 치닫을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동시에, 또 다른 비전형적인 크리스마스 영화인 <Christmas Eve in Miller’s Point>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명절이 지닌 고유한 고독함, 즉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외로움을 대담하게 드러냅니다. 이러한 두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다룸으로써 이 영화는 단순한 명절 공포물을 넘어선 깊이를 갖추게 되었으며, 다소 늘어지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환각적이고 피로 얼룩진 결말에 도달할 때까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영화는 처음에는 마치 할리우드의 따뜻한 가족 영화처럼 시작되지만, 점차 가정 침입물(home invasion)의 긴장감과 포크 호러(folk horror)의 요소를 더해갑니다. 이야기는 아이트나(로지에르 타피아스), 그녀의 아내 가비(야포에나 실바), 그리고 그들의 입양아인 주앙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트나의 가족에게 깜짝 방문을 하는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아이트나는 부모님이 딸이 동성애자임을 받아들이지 못한 후로 3년간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이번 명절에는 가비와 주앙을 소개하며 가족 간의 화해와 재회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아이트나, 가비, 주앙이 도착했을 때, 부모님의 집에 나디아(안나 쿠리카)라는 낯선 여성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금세 악화됩니다.

나디아는 실질적으로 아이트나를 대체한 존재로, 아이트나의 부모님은 그녀를 과도하게 애지중지하며, 자신의 친딸인 아이트나를 거의 무시합니다. 특히, 아이트나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서프라이즈에 대해 부모님은 감사의 표시보다는 오히려 짜증과 불편함을 숨기지 못합니다. 부모님이 "오지 말았어야 했어"라고 말할 때, 이는 진심 어린 감사보다는 적대적인 지시로 들립니다. 아이트나와 가비는 이러한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명절을 보내기로 결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디아와 부모님 간의 관계가 단순한 게 아님을 직감하게 됩니다.

영화는 대부분 아이트나가 부모님이 왜 나디아를 받아들였는지를 이해하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태도에는 아이트나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거부가 드러납니다. 이는 얕은 무관심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불만과 불쾌감이 존재합니다. 

나디아는 아이트나가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결혼 드레스를 선물받는 등, 부모님이 바라는 이성애적 기준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딸의 대체물로 설정됩니다. 가장 충격적인 점은 부모님이 이러한 행동을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 마치 광기에 가까운 자신감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 부모님이 아이트나와 가비에게 호텔에 머물라고 제안하면서도 나디아는 아이트나의 방에서 머물도록 하는 장면은 이러한 불편한 광기를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영화의 중심 미스터리는 나디아의 정체와 그녀를 아이트나 대신 받아들인 이유입니다. 이러한 플롯은 영화 전체를 흥미롭게 유지하려고 하지만, 이야기의 변주가 반복적이라는 느낌을 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레스포와 로메라는 끊임없이 불쾌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전개합니다. 

 

그들은 카메라가 자연스럽게 컷이 들어가야 할 순간에도 한 박자 더 머물며, 관객으로 하여금 어둠 속에서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길 예상하게 만듭니다. 아이트나가 지하실처럼 보이는 곳에서 물을 따라 마시는 장면은 평범한 상황을 극도로 긴장감 있게 연출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조안 빌라의 음악은 현악기를 신경을 긁는 방식으로 활용하며, 보이지 않는 힘에 시달리는 신생아들의 합창처럼 느껴지는 소리를 통해 관객의 불안을 극대화합니다.


대부분의 폭력은 환상적인 장면 속에서나 가족 간의 날카로운 말들로 표현됩니다. 영화는 기대와 규범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이러한 모든 요소는 아이트나를 연기한 타피아스의 연기를 통해 체화됩니다. 타피아스는 가족의 눈치를 보며 자신을 희생하던 과거의 모습을 떨쳐낸 아이트나를 단단하고 당당한 캐릭터로 표현하며, 특히 우리가 고향에 돌아갔을 때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는 심리를 훌륭하게 포착해냅니다.

영화 전체는 다소 절제된 템포로 진행되지만, <You Are Not Me>는 올해의 명절 시즌 중 가장 뛰어난 '기분 나쁜 영화' 중 하나입니다. 가족의 포옹이 사랑스럽기보다는 숨 막힐 정도로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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