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가브리엘 레오네: 아일톤 세나 역
알리세 베그만: 릴리안 드 바스콘셀로스 소우자 역
카야 스코델라리오: 로라 역
파멜라 토메: 슈샤 메넹게우 역
줄리아 포티: 아드리아네 갈리스테우 역
쇼러너
비센치 아모림
감독
비센치 아모림
아일톤 세나(Ayrton Senna)의 이름은 브라질 현지인과 포뮬러 원(F1) 팬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는 뛰어난 레이서이자 젊고 매력적인 인물로, 짧은 시간 동안 조국 브라질의 어려움을 대변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1994년, 34세의 젊은 나이에 세나는 산마리노 그랑프리에서 폴 포지션을 달리던 중 비극적인 사고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시프 카파디아(Asif Kapadia)의 2010년 다큐멘터리 영화 "Senna"는 세나의 생애를 다룬 작품으로, 우아하게 구성된 아카이브 영상과 다큐멘터리 특유의 긴장감으로 세나를 정의하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반면, 넷플릭스의 세나의 짧고 강렬한 생애를 드라마로 재구성한 이번 한정 시리즈는 초반에는 추진력을 느끼게 하지만, 종반에 이르러서는 동력을 잃고 맙니다.
쇼러너 비센치 아모림(Vicente Amorim)은 세나를 다이내믹하게 그린 "더 크라운(The Crown)"과 같은 전기적 서사로 구성했습니다. 가브리엘 리오네(Gabriel Leone)는 세나 역을 맡아 그의 젊고 매력적인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세나가 사망하게 되는 그 비극적인 사고로 시작하며, 이후 그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브라질에서 시작된 운전 사랑을 보여줍니다. 극 중 그의 부유한 아버지는 어린 세나에게 운전에 대한 열정을 심어줍니다. 심지어 어린 시절의 세나가 주차된 차 안에서 핸들을 돌리며 운전하는 흉내를 내는 모습까지 묘사됩니다.
이후 그는 프로 고카트 경주, 포뮬러 포드 등을 거치며 점차 레이싱계에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레이스에서 우승에 집착하는 그의 야망은 때로는 점수 시스템을 선호하는 리그의 규칙과 충돌하며, 유럽 서킷에서 경험한 반(反)브라질 정서와도 맞서야 했습니다. 또한, 동료에서 경쟁자로 변한 알랭 프로스트(Alain Prost, 매트 멜라 분)와의 갈등도 드러납니다.
가브리엘 리오네의 헌신적인 연기는 이야기의 빈틈을 메우며 시청자를 사로잡습니다. 그는 실제 세나와 닮은 외모뿐만 아니라 세나의 자신감과 취약함을 동시에 표현하며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다만, 각본이 세나를 지나치게 단순화된 인물로 그리며 다층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리오네는 세나의 고뇌와 좌절, 기쁨을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시리즈의 진정한 주역은 레이스 장면입니다. 이 고속 장면들은 기어 변속음, 타이어 마찰음, 그리고 핸들 너머로 세나를 비추는 저각도 클로즈업 샷 등으로 속도감을 생생히 전달합니다. 일부 장면은 CGI의 도움을 받은 듯 보이지만, 현실감을 유지하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특히, 폭우 속 레이스나 엔진 과열을 막기 위해 테이프를 붙였다가 그 테이프 때문에 고생하는 장면 등, 각 레이스마다 독특한 변수를 추가해 신선함을 유지합니다. 초반의 한 장면에서는 작은 지네가 도로를 건너는 모습이 포착되는데, 이때 포뮬러 원 차량들이 쏜살같이 달려오는 장면이 이어지며 속도의 상징적인 묘사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레이스 외에 세나의 두 가지 주요 요소인 여성들과 브라질을 다루는 방식은 다소 미흡합니다. 세나는 생전에 브라질 국민의 복지를 위해 목소리를 냈지만, 시리즈에서는 단순히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는 브라질 어린이들이나 신문 헤드라인을 통해 이를 묘사하는 데 그칩니다. 당시 브라질의 정치적 혼란이나 세나가 아동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펼친 자선 활동에 대한 심도 있는 묘사는 부족해 보입니다. 이러한 점은 세나를 정치적 상징이라기보다 단순한 마스코트로 느껴지게 만듭니다.
세나의 연인 관계 또한 깊이감 있게 다뤄지지 않습니다. 첫 번째 아내 릴리안(앨리스 웨그먼 분)은 그의 레이싱 경력을 시험하는 인물 정도로 묘사되며, 브라질 TV 스타 슈샤(Xuxa, 파멜라 톰 분)와의 관계 역시 형식적입니다. 흥미롭게도 시리즈 내내 세나 곁에 남아 있는 유일한 여성 캐릭터는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캐릭터 로라(카야 스코델라리오 분)입니다. 그녀는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기자로, 주로 세나와 언론의 대립을 드러내거나 그의 경력 상황을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총 6개의 1시간 분량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Senna"는 적당한 속도로 진행되지만, 스포츠 드라마의 전형적인 클리셰가 반복되며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이 함께 모여 포뮬러 원 차량이 화면을 질주하는 장면을 즐길 수 있는 휴일용 콘텐츠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나의 경력을 보다 정밀하고 진솔하며 시네마틱하게 그려낸 작품으로는 여전히 2010년 다큐멘터리 영화 "Senna"가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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