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오, 캐나다 2024(Oh, Canada 2024)

728x90
반응형

출연진
리처드 기어(Richard Gere): 레너드 파이프(Leonard Fife) 역
우마 서먼(Uma Thurman): 엠마(Emma) 역
마이클 임페리올리(Michael Imperioli): 말콤 맥클라우드(Malcolm MacLeod) 역
제이콥 엘로디(Jacob Elordi): 젊은 레너드(Young Leonard) 역
캐롤라인 다베르나(Caroline Dhavernas): 르네(Rene) 역
크리스틴 프로세스(Kristine Froseth): 알리시아(Alicia) 역


감독
폴 슈레이더(Paul Schrader)


각본
폴 슈레이더(Paul Schrader)



폴 슈레이더(Paul Schrader)는 최근 몇 년 동안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는 남성들에 대한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모두 일기를 쓰는 인물들로, 슈레이더의 철학에 깊은 영향을 미친 로베르 브레송(Robert Bresson)의<시골 신부의 일기>와 같은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브레송의 작품은 슈레이더가 대학 논문으로 작성했다가 책으로 출간한 <Transcendental Style in Cinema: Ozu, Bresson, and Dreyer>에서 깊이 탐구한 주제 중 하나이며, 슈레이더가 각본가와 감독으로 활동하면서도 그의 작품에 강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슈레이더와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가 함께 작업한 <택시 드라이버>, 슈레이더가 감독으로 나선 세 번째 작품인 <아메리칸 지골로> 등에서도 브레송의 대사를 직접 인용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브레송의 영화는 은총을 향해 나아가려는 인물들을 그리지만, 그들이 이를 찾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브레송의 후기 작품 <악마, 아마도>는 이러한 갈등을 특히 고통스럽게 다룹니다. 반면, 슈레이더의 후기 작품에서 은총은 지상의 사랑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며, 이는 2023년 작품 <마스터 가드너>의 결말에 담긴 낙관적 핵심과도 연결됩니다.

 

슈레이더의 전작인 <퍼스트 리폼드>와 <카드 카운터>처럼, <마스터 가드너>는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는 남성으로 영화가 시작되며, 이는 매우 브레송적인 이미지입니다. <마스터 가드너>는 슈레이더가 "방 안의 남자" 3부작이라 부르는 작품군을 완성했으며, 그는 기자이자 비평가 에스더 주커만(Esther Zuckerman)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방에 갇혀 타인과 손을 맞잡지 못하는 사람들의 영혼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슈레이더의 신작 <Oh, Canada>는 러셀 뱅크스(Russell Banks)의 소설 <Foregone>을 각색한 작품으로, 제목은 뱅크스가 선호했던 이름이라고 전해집니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은 더 이상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는 대신, 방 안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주인공 레너드 파이프(Leonard Fife)는 암으로 죽음을 앞둔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작가로, 리처드 기어(Richard Gere)가 처절할 만큼 강렬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파이프는 자신의 다큐멘터리에서 항상 고통스러울 정도로 엄격하고 정직한 진실을 추구했던 인물이지만, 이번에는 젊은 다큐멘터리 감독 말콤(마이클 임페리올리)이 그의 과거를 집요하게 파헤치면서 그 자신이 만든 진실의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파이프가 자신의 과거를 탐구하는 핵심은 그가 어떻게 "캐나다 영화감독"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회상 장면에서 젊은 파이프는 제이콥 엘로디(Jacob Elordi)가 연기하며, 대학 진학을 앞둔 미국 시민으로 이상주의적이고 군 징집을 피하기 위해 캐나다로 도망가려는 청년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그는 국경을 넘기 전, 물질적, 정서적, 그리고 영적인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비평가 조너선 롬니(Jonathan Romney)는 죽음을 앞둔 파이프의 자기모순적인 과거 회고가 폴 슈레이더의 영화에서 시각적 사실로 묘사된 점이 알랭 레네(Alain Resnais)와 데이비드 머서(David Mercer)의 1977년 작품 <프로비던스>를 떠올리게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프로비던스>는 유머러스한 접근으로 비극적 희비극을 만들어낸 반면, <Oh, Canada>는 간간이 날카로운 유머를 보여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애가적인 정서를 지닙니다.


이 작품은 죽음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슈레이더는 모세의 십계명 중 "조각된 형상을 만들지 말라"는 명령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던 종교적 배경을 지닌 독특한 감독입니다. 파이프는 죽음과 자신이 믿었던 진실 모두와 대면해야 합니다.

 

영화에서 파이프가 에롤 모리스(Errol Morris)가 발명한 인터로트론(Interrotron)과 유사한 카메라 장치를 개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장면은 유머러스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순간을 제공합니다. 인터로트론은 인터뷰 대상자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질문자를 볼 수 있는 장치로, 질문자와의 시각적 교감을 통해 더 진실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슈레이더는 이러한 장치가 진실을 더 잘 포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던집니다.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는 영화를 "초당 24프레임의 진실"이라 불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개념은 다소 순진한 생각처럼 여겨졌습니다. 슈레이더는 이 아이디어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비틀고 뒤집으며, 혁신적인 시도로 재해석합니다. 슈레이더는 감독으로서의 경력 초기에 카메라 연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색채와 편집에서 탁월함을 발휘하며 진정한 대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힘겹게 얻은 은총이라는 주제를 다시 한 번 강렬하게 탐구합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