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코미디 | 러닝타임: 101분 |
감독:
움베르토 리초니 카르테니 (Umberto Riccioni Carteni)
출연:
안토니오 폴레토 (Antonio Folletto),
빈첸초 네몰라토 (Vincenzo Nemolato),
라우라 아드리아니 (Laura Adriani)

요즘은 로맨틱 코미디 세계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움베르토 카르테니 감독의 영화 러브 스캠에서는, 나폴리에 사는 두 형제가 거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합니다.
바로 이때, 비토(안토니오 폴레토)는 파트너가 모국으로 돌아간 후 아들 나폴레옹의 단독 양육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하지만 그의 형 안토넬로(빈첸조 네몰라토)는 사랑스럽지만 책임감 없는 성격으로, 각종 고지서를 무시해 온 결과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조부의 오래된 집은 부유한 개발업자의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형제는 이 집을 지키고 나폴레옹의 양육권도 지키기 위해 기발한 계획을 세웁니다. 바로 개발업자의 딸 마리나(라우라 아드리아니)를 유혹해 그녀의 아버지 회사에 그들의 돈으로 빚을 갚겠다는 계획입니다.
단, 비토가 ‘카를로’라는 부유한 자선사업가 행세를 제대로 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신분을 숨기고 상대를 속여 사랑을 얻으려는 설정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익숙한 장치입니다.
예컨대 유브 갓 메일에서 톰 행크스는 정체를 숨기며 멕 라이언과 사랑에 빠지고, 원작인 1940년 영화 가게 건너편에서 제임스 스튜어트 역시 자신이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받은 상대라는 사실을 감춥니다.
노먼 주이슨 감독의 온리 유에서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마리사 토메이에게 접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인 척 하죠. 디즈니의 알라딘에서조차 주인공은 부자 왕자 행세를 하며 자스민 공주와 가까워지려 합니다.
현실에서는 절대 용납되지 않을 일들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아직도 통합니다. 관객은 인물들이 결국 진실을 밝히고 올바른 선택을 하며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기대하게 되니까요.
러브 스캠 역시 이런 익숙한 틀을 따르지만, 출연진과 제작진 덕분에 기분 좋은 매력이 살아납니다. 작가 카테리나 살바도리와 치로 제카는 몇 가지 신선한 전개를 삽입해 관객의 기대를 살짝 비틀며 익숙한 결말로 이끕니다.

카르테니 감독은 남부 이탈리아의 아름다움, 황홀한 석양과 예술·건축 유산을 보여주는 동시에, 비토와 안토넬로의 이웃들이 무너져가는 삶을 함께 조명합니다. 배우들의 호흡도 좋고, 이야기가 조금 유치해질 때에도 그 중심을 잘 잡고 갑니다.
비토와 카를로 두 역할을 동시에 소화하는 폴레토는 기이한 성격과 아빠 역할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의 진심은 마리나의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물게 만들고, 두 사람의 케미는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마리나는 처음엔 냉정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점차 인생을 받아들이는 인물로 성장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드리아니는 자신의 연기력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다만, 그녀의 진짜 꿈이 사업가가 아닌 요리사였다는 설정은 다소 전통적인 성 역할에 기대는 느낌이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비토가 식당 청소 야간 근무를 하며 그곳을 자신의 가게인 척 꾸미고 마리나에게 함께 요리하자고 제안하는 설정을 통해, 단순히 ‘가정으로의 회귀’라는 교훈은 피하려 노력합니다.
영화 초반 비중이 컸던 형 안토넬로와 아기 나폴레옹은 후반부에 들어서면 마리나와 카를로(비토)의 관계에 자리를 내어줍니다.
하지만 준비가 안 된 삼촌과 귀여운 아기의 조합은 유쾌한 웃음을 줍니다. 마리나의 냉정한 성격 외에도, 그녀의 야망 넘치는 남자친구 페데리코(로리스 데 루나)는 폴레토가 연기한 선량한 사기꾼과 대조되는 인물로 등장해, 마리나의 마음을 얻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자가 됩니다.
러브 스캠은 새로운 장르 개척까지는 아니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폴레토와 아드리아니라는 강력한 커플을 보여줍니다.

사기 위에 세워진 위태로운 이야기 구조는 결국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인 두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무대 역할을 합니다.
요즘 스트리밍용 로맨스 영화들이 설정은 귀엽지만 주인공들의 케미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에서는 비토가 마리나를 바라보는 시선 하나만으로도 왜 그녀가 이 낯선 남자에게 마음을 여는지, 두 사람이 서로의 좋은 면을 끌어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충분히 납득됩니다.
관객이 그 결말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어도, 그 과정을 지켜보는 데 충분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진정성이 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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