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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

마르첼로 미오 2024(Marcello Mio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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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 미오 2024(Marcello Mio 2024)

장르: 코미디

러닝타임: 121분

감독:
크리스토프 오노레 (Christophe Honoré)

출연:
키아라 마스트로얀니,

카트린 드뇌브,

니콜 가르시아 외


마르첼로 미오 2024(Marcello Mio 2024)

이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네필 전용.” 영화 역사에 대한 지식이 얕은 평범한 관객들, Criterion Channel을 구독하지 않는 분들,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본 적이 없는 분들은 애초에 이 영화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실 테니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영화감독 크리스토프 오노레가 각본과 연출을 맡고, 키아라 마스트로얀니와 카트린 드뇌브를 포함한 유럽 예술계 유명 인사들이 다수 출연하는 <마르첼로 미오>는 영화 덕후들을 위한 농담을 억지로 늘려놓은 듯한 작품입니다.

동시에, 이는 일종의 열정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오노레와 마스트로얀니는 이미 여섯 편 이상의 영화에서 함께 작업한 적이 있거든요.

영화에서 키아라는 자기 자신을 연기하며, 다른 출연진 대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그녀는 민소매 검정 드레스에 금발 가발을 쓰고, 앞서 언급한 트레비 분수에서 뛰어놀고 있습니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달콤한 인생>에서 아니타 에크베리와 키아라의 아버지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함께한 장면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죠.

마르첼로 미오 2024(Marcello Mio 2024)

이후 카트린 드뇌브와 함께 호텔 방에 있을 때, 키아라는 거울 속에서 CGI로 구현된 아버지의 얼굴을 봅니다. “엄마, 안 보여요? 나 아빠 얼굴 가졌잖아,”라고 말하자, 드뇌브는 다정하지만 애매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 후 촬영장에서 감독 니콜 가르시아는 그녀의 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드뇌브보다는 마스트로얀니 느낌으로 연기했으면 좋겠어요.” 한 동료는 이렇게 말하기도 하죠. “삶의 좋은 것들은 모두 유전되는 거야.”

니체의 말을 인용한 것이지만, 별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로만 폴란스키의 <세입자>에서 트렐코브스키는 이웃들이 자신을 전 세입자인 시몬 슈울로 만들려 한다고 생각하며 미쳐버립니다. 이 영화에서 키아라는 그런 시도에 순응하며 스스로 아버지 마르첼로가 되어가기로 합니다.

마르첼로 미오 2024(Marcello Mio 2024)

그녀는 아버지처럼 옷을 입고, 그가 한 머리 스타일의 가발을 쓰며, 콧수염을 붙입니다.
마스트로얀니의 정체성은 그녀에게 일종의 지탱대(또는 탈출구)가 됩니다.

배우 멜빌 푸포는 그녀가 그 정체성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지적하죠. 키아라는 점점 스스로를 회피하며, 마르첼로처럼 말하기 시작합니다.

마르첼로가 일생 동안 일부일처제에 온전히 헌신하지 못한 점에 대해 “그걸 파예는 이해하지 못했어,”라고 말합니다. “파예?”라는 질문에 “파예 더너웨이요,”라고 답합니다. 더너웨이는 마르첼로의 유명한 연인 중 한 명이었죠.

마르첼로 미오 2024(Marcello Mio 2024)

이러한 정체성 혼동의 여정 끝에는, 키아라가 이탈리아의 토크쇼에 마르첼로 분장을 하고 출연해, 스툴에 앉은 털복숭이 개에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있습니다. 또 다른 이탈리아 영화계 아이콘 스테파니아 산드렐리가 흐뭇하게 지켜보죠.

이탈리아 토크쇼의 성격을 아신다면 덜 이상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여전히 꽤 괴이한 장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이 허영 프로젝트 특유의 지루함에서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누가 시작했든—오노레든 마스트로얀니든—그 본질은 변하지 않지요.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순간, 드뇌브가 딸과 함께 마르첼로를 위한 애도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이전까지의 어설픈 시도들 속에서도 마침내 어떤 품격과 감동을 만들어냅니다. 그 순간만큼은 영화가 추구해온 감정을 제대로 구현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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