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89분
감독:
피니 그릴스, 샘 크레인
각본:
피니 그릴스, 샘 크레인
출연진:
샘 크레인 – 햄릿
피니 그릴스 – 감독
젠 콘 – 호레이쇼
틸리 스틸 – 오필리어
디포 올라 – 레어티즈

몇 해 전, 저는 아주 이상한 꿈을 꾼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애니메이션 영화의 프로듀서이자 감독이 되는 꿈이었죠. 그 영화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도널드 덕과 디즈니 세계의 다른 캐릭터들이 연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도널드가 우울한 덴마크 왕자 역을 맡았고, 데이지는 오필리어, 스크루지 맥덕은 폴로니어스, 미키 마우스는 레어티즈를 연기했습니다. 어느 정도 감이 오시지요.
황당무계한 아이디어였고, 어떤 분들은 바보 같다고도 하셨지만, 저는 몇 달 동안이나 이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못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제 주변 사람 몇몇은 제가 요양원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할 정도였지요.
결국엔 그 집착에서 벗어났지만,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아름다웠던 꿈의 죽음을 슬퍼하는 제 자신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Grand Theft Hamlet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바로 보고 싶어졌습니다. 샘 크레인과 피니 그릴스가 공동 감독한 이 영화는 제목이 암시하는 그대로입니다.
바로 유명 비디오 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Grand Theft Auto)의 가상 공간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공연하려는 시도를 담은 기록이지요.
게임을 자주 하지 않으시거나 디지털 콘텐츠 발전에 관심이 없으시다면, 요즘 게임에서는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세계에서, 차를 훔치고 질주하고 싶지 않을 때는 연극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배우로 활동 중이던 샘 크레인과 마크 우스터빈은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을 견디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구상했습니다. (물론 게임을 하지 않는 분들께는 이미 이들이 조금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처음부터 진지하게 접근했습니다. GTA 게임 세계 내에서 적절한 공연 장소를 찾았고(게임 안에는 실제로 원형극장이 존재합니다), 오디션도 열었습니다. (이 게임은 온라인상에서 거의 무제한의 인원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이머 커뮤니티를 설득했습니다. 자신들이, 영국식 표현으로 말하자면, 놀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요.
실제로 이 설득 작업에 그들은 과도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이로 인해 자주 실망하거나 상처를 입기도 했고요.
이러한 감정은 영화에 예상치 못한 감동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들이 기대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그들의 햄릿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샘 크레인이 마침내 “죽느냐, 사느냐(To be or not to be)” 독백을 말하는 장면에서는, 전혀 연기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그가 이 배역에 이르게 된 방식은 기이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이 역할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관객이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단순한 엉뚱한 실험을 넘어, Grand Theft Hamlet은 가장 놀라운 방식으로 서로 다른 분야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롭고도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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