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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돌로레스 클레이븐(Dolores Claibo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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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 되기!(BEING A BITCH!)

요즘 서구에선 여성들에게 비치(BITCH)가 되길 은근히 조장하고 심지어는 강요하는 서적이 많이 나오고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헐리우드 배우 출신의 인기 작가인 조안 콜린스는 60대의 나이에 20대의 베이비 남편과 살면서 자신을 슈퍼 비치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작금에 인기를 끌고 있는 책이 비치되기, 여성이여 비치가 되라는 구호성의 내용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 비치(BITCH)라는 말이 오늘 날 쓰이는 의미는 과거의 '갈보' '헤푼 여자', '껄떡거리는 여자'라는 의미하고는 전혀 다르다.
 
오늘날 이 비치(BITCH)의 의미는 '나쁜년', '악녀' 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 말은 수동적이고 다소곳한 여자에서 벗어나 자기 권리와 행복을 위해 적극적인 여자, 성적인 갈망이나 본능을 남자하고
대등하게 추구하며 즐기는 여자, 혹은 자기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자아가 강한 여자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여성들은 스스로 다소곳하고 복종적이고 순종적이며 항상 가족을 위해 양보를 해야하는 여성이 아닌 자기 주장을 가지고 사는 현대 여성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유감스럽게 '갈보'라는 의미로 쓰였던 비치(BITCH)를 현대 여성들이 자신의 의사를 대변하는 명사로 즐겨 쓰이고 있다.
 
이렇게 남성들이 '헤푼 여자', 혹은 '갈보 같은 여자', '천박한 여자'라는 용어를 당당하게 세우고 스스로 비치되기!(BEING A BITCH!)를 주장하는 것은 그동안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속박과 수동적인 인형이기를 바라는 관념에 엿을 먹이기 위해서다.

이를테면 '그래 나는 비치(BITCH)다! 네가 어쩔거냐!"라는 외침이기도 하다. 사실상 1960년대 말에 이르러서 여성들이 자기의 고유적 성(性)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여성의 권리를 자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싹이 트기 시작한 페니니즘(feminism)이 서구에서도 일반화 된 것은 80년대 말 이후로 보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제는 여성이란 기존 관념이나 상대성인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관념에서 벗어나 BEING A BITCH!를 강조하고 있다.

스티븐 킹의 원작으로 1993년에 발표된 돌로레스 클레이븐 (Dolores Claiborne)는 동명으로 1995년 영화화 된다.

돌로레스 클레이븐 (Dolores Claiborne)

그녀는 비치BITCH가 되었는가!


돌로레스 클레이븐은 수동적이고 다소곳한 전형적인 여자이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주로 하녀로 일을 시작하고 자기가 살고 있는 섬을 50마일 이상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여자이다.

남편을 위해 집안 일을 하고 또 하나 밖에 없는 딸의 학비를 위해 한 중산층의 가정에 하녀로 일을 한다.
 
그녀는 술 주정뱅이에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며 산다.

그러나 어느날 13살난 딸에게 이상한 징조를 발견한다.
 
평소에 공부를 잘하던 아이기 공부를 하지 않고 또 난폭한 성격으로 변한다.

그녀는 자기 딸이 시어머니의 소유물이었던 '카메오'목걸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남편이 성적인 학대나 성적인 폭행을 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딸에게 고백할 것을 강요하나 딸은 끝까지 말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기 딸을 남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풀타임 하녀 노릇을 하며 주당 40불을 받고 모은 3000불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은행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 돈은 남편이 명의를 바꾸어 다 찾아 쓴 것을 발견하고 돌아온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그녀의 행동에 무슨 일인가 묻는 주인 여자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그녀가 일하는 주인 여자는 과부로 남편이 교통 사고로 죽어, 혼자 살고 있는 베라 도노반이다.
 
그녀는 삼십년 만에 개시일식이 시작된 날, 일식을 보는 두 세트를 챙겨주며 남편과 함께 보내라고 휴가를
준다.
 
그러나 베라는 네가 그렇게 네 삶으로부터 도망갈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적극적으로 찾을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여자들은 스스로 살기 위해 때로는 비치(BITCH)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SOMETIMES, DOLORES, SOMETIMES YOU HAVE TO BE A HIGH-RIDING BITCH...TO SURVIVE.
 
SOMETIMES...BEING A BITCH...
 
IS ALL A WOMAN HAS TO HANG onTO.
 
I'M SURE THERE'S A VERY GOOD REASON FOR WHY YOU'D GO OUT OF YOUR WAY...
 
TO ANTAGONIZE THEM  LIKE THAT.

SOMETIMES BEIN' A BITCH IS ALL A WOMAN HAS TO HOLD onTO.
 
AND HOW FAR IS THAT, DOLORES ?
 
YOU'VE NEVER BEEN MORE THAN 50 MILES AWAY FROM THIS ISLAND...
 
IN YOUR LIFE.
 
HOW LONG DO YOU THINK , IT WILL TAKE HIM TO FIND YOU ?

베라는 자기 삶이나 운명의 굴레에 치여 살지말고 적극적으로 타개 하라고 권한다.
 
그깟 남편을 죽일 수 있으면 죽여서라도 자기의 삶을 찾으라고 암시한다.
 
그리고 자기의 남편도 교통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고의로 브레이크 사고로 위장하여 죽였다는 것을 은근하게 말한다.
 
베라는 돌로레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IT'S A DEPRESSINGLY MASCULINE WORLD WE LIVE IN, DOLORES.
 
MAYBE I'M WRONG. WHAT IF YOU'RE RIGHT ?
 
HUSBANDS DIE, EVERY DAY, DOLORES.
 
WHY, onE IS PROBABLY DYING  RIGHT NOW WHILE YOU'RE SITTING HERE WEEPING.
 
THEY DIE... AND LEAVE THEIR WIVES  THEIR MONEY.

I SHOULD KNOW, SHOULDN'T I ?
 
SOMETIMES THEY'RE DRIVING HOME FROM THEIR MISTRESS' APARTMENT...
 
AND THEIR BRAKES  SUDDENLY FAIL.
 
AN ACCIDENT, DOLORES, CAN BE AN UNHAPPY WOMAN'S  BEST FRIEND.

이 영화 중에 15살에 견디지 못해 집을 뛰처나가 다시 돌아온 딸 세레나도 대사 중에 비치라는 말을 스스로 사용한다.

그녀는 뉴욕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캐리어 우먼이다. 
 
당시 대통령인 '닉슨'과 유명 인사를 인터뷰하고 기사를 쓴 경력이 있는 비치다.
 
배경 대사로 보여주는 그녀는 자기의 기사를 위해 편집인과 싸움을 하는 적극성을 보여주어 이 영화가 주는 전체적인 메시지를 암시하고 있다.

영화 '돌로레스 클레이븐 (Dolores Claiborne)'

이 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널리스트 셀리나는 어느날 어머니 돌로레스가 살인혐의로 구속됐다는 지방 신문의 기사를 팩스로 발신인이 불분명한 사람으로부터 받는다.

셀리나는 내키지 않는 차거운 발걸음으로 자신이 저주하며 떠났던 어머니와 고향의 집을 15년 만에 할 수없이 방문한다.
 
돌로레스는 그 지방 부자 과부인 베라 도노반의 살해 혐의로 곧 정식 심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변호사 선임을 완강히 거부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 사건을 형사매키는 돌로레스의 유죄를 확신하며 집요한 수사를 벌인다.
 
그는 86건의 사건 중 85건을 해결하는 완벽에 가까운 수사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을 자랑하는 그에게 단 한번의 오점을 안겨준 사건이 18년전 남편의 살해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유죄가 밝혀지지 않았던 돌로레스다.

18년 전, 돌로레스는 어려운 살림 속에서 딸 셀리나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도노반 저택에서 주당 40불을 받고 하녀로 일하고 있었다.
 
술주정뱅이 남편 조 세인트 조지의 학대로 몸과 마음이 상한 돌로레스는 고된 노동 속에서도 희망인 딸 셀리나를 위해 모든 걸 참아내며 유일한 희망으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날 어린 딸 셀리나가 남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빠를 무조건 따르던 셀리나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지고, 돌로레스는 그 동안 저금한 돈을 찾아 딸과 함께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 돈마저도 남편이 빼돌렸음을 알고 절망한다.
 
돌로레스의 사정을 알게 된 베로 도노반은 '세상에 모든 사고가 모두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아님'을 암시하며 남편을 살해할 것을 넌지지 조언한다.

그리고 개기일식 축제가 벌어지던 날, 그녀에게 베라는 남편이 좋아하는 위스키와 개일일식 세트 두 세트를 챙겨주며 무언가를 한번 만들어 보라고 보낸다.
 
돌로렌스는 일식을 하늘이 어두워진 순간 남편을 유도해  낡은 우물에 실족사하게 하고 만다.
 
매키 형사 외에, 지난 18년간 끈질기게 돌로레스의 유죄를 확신한 사람은 바로 딸 셀리나였다.

셀리나는 자신에 대한 고통으로 무의식적으로 아빠의 추행에 대한 기억을 잊어 버리려하고 마침내 잊어버린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증오심만을 품고 고향을 떠난다.

그리고 늘 심한 신경쇠약 증세에 시달리고 있었다.
 
돌로렌스는 자기가 당하고 있는 살인 혐의보다 딸의 고통을 해소시켜 주려고 시도한다.
 
성인이 되어 찾아온 딸에게 그 기억을 상기시키고 함께 고통을 극복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딸은 끝내 과거를 인정하기를 거부를 한다.
  
이 것은 사실  의미 심장한 일이다. 
 
아주 섬세한 심리묘사와 접근이기도 하다.

자기 아버지에게 성추행 당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아버지를 놓고 경쟁 관계에 있는 모녀의 원초적 의식을 간접적으로 묘사하며 또 다른 이야기의 중심 기둥으로 세워 놓고 있다. 

이렇게 과거로 부터 도망다니는 딸의 성격묘사에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딸은 결국은 섬을 떠나려고 배를 탄다.
 
그 배 안에서 아버지의 성추행을 기억해 낸다.

그녀는 사건 심리를 하고 있는 엄마에게 돌아와 엄마를 변호한다.
 
이 영화에서 제시하는 메시지는 그 누구도 스스로 받아들이지 않은 과거로부터는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BEING A BITCH 시대를 잊지 마라, 남성들이여...

돌로레스 역에 미저리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여배우 케시 베이츠가 명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에서 딸과 엄마의 연기, 그리고 진짜 비치(BITCH)인 돌로렌스의 고용인 베라는 완벽한 비치의 연기를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딸은 비치를 지양하는 삶을 살다가 마침내 지난 과거를 받아들임으로 성숙한 여성으로 통과의례를 거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원작자인 스티븐 킹이 무서워지고 존경스러워지기 시작했다.
 
BEING A BITCH 시대를 이미 90년 대 초에 인식하고 이런 작품을 썼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공부를 더 해야하고 얼마나 더 여성에 대해서 인식을 해야하는가 한 아름 숙제를 안겨다 준 작품이다.

미혼 여성들은 이 영화를 결혼할 남자 친구에게 한번 꼭 보여주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돌로렌스의 간접 살해를 이해하는 남자라면 아마 평생함께 해도 괜찮을 남자일 것이다.
 
그러나 베라와 돌로렌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방식의 도덕적인 잣대를 들여대며 비난하는 남자는 그 자리에서 쓰레기 통에 버려라! 그러나 이제까지 데리고 살던 중고품이야 어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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