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매거진 드림스 2025(Magazine Dreams 2025)

728x90
반응형
매거진 드림스 2025(Magazine Dreams 2025)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24분

감독:
일라이자 바이넘 (Elijah Bynum)

각본:
일라이자 바이넘 (Elijah Bynum)

출연배우:
조나단 메이저스 (Jonathan Majors) – 킬리언 매독스 역

해리슨 페이지 (Harrison Page) – 파포 역 (킬리언의 할아버지)

헤일리 베넷 (Haley Bennett)

테일러 페이지 (Taylour Paige)

해리엇 샌섬 해리스 (Harriet Sansom Harris)


매거진 드림스 2025(Magazine Dreams 2025)

<Magazine Dreams>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문제적 택시 운전사 트래비스 비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계보를 잇는 어둡고 심리적인 드라마입니다.

이 계열의 영화는 1970년작 <조>부터 시작되어, <롤링 썬더>, <리처드 닉슨 암살 사건>, <챕터 27>, <나는 앤디 워홀을 쐈다>, <더 팬>, <빅 팬>, <다운 인 더 밸리>, <드라이브> 등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 영화의 소외된 외톨이는 킬리언 매독스(조나단 메이저스 분)라는 아마추어 보디빌더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겪은 심리적으로 파괴적인 폭력 사건의 후유증 속에 살고 있으며, 정신질환의 가능성, 분노 조절 문제, 성 기능 장애, 경제적 어려움, 억압자에 대한 분노, 그리고 돌봄 제공자라는 책임까지 짊어진 인물입니다.

영화에는 몇몇 몽환적인 장면이 등장하지만, 이들이 반드시 몽환 장면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이는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일라이저 바이넘과 촬영감독 아담 아카파우(<진실을 말하라 시즌 1>)가 킬리언의 이야기를 표현주의적 네오 누아르 스타일로 조명하고 촬영했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택시 드라이버>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입니다. 예컨대 사격장에서 카메라가 주인공을 향해 날아드는 장면, 킬리언이 중량 운동과 대량의 음식 및 스테로이드를 섭취하는 장면(<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가 도시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과 유사합니다), 혹은 킬리언이 슈퍼마켓 동료를 데이트에 초대했다가 자기 자신 때문에 망쳐버리는 장면 등이 있습니다.

매거진 드림스 2025(Magazine Dreams 2025)

또한 킬리언이 집착하는 세계적인 보디빌더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내레이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는 물론, <부기 나이트>에서 대놓고 차용한 장면까지 포함되어 있어 영화는 자율적으로 숨 쉬는 데 한계를 갖게 됩니다.

영화가 제약을 받는 또 다른 요인은 제작 외부에서 비롯됩니다. <Magazine Dreams>는 주연 배우가 전 여자친구로부터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고소를 당한 지 2년, 그리고 범행을 시인한 듯한 오디오 녹취가 공개된 지 며칠 후 개봉했습니다.

영화는 킬리언이 베트남 참전용사이자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 파포(해리슨 페이지 분)를 돌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때 법원이 지정한 상담사(해리엇 샌섬 해리스 분)가 영화의 첫 대사를 나레이션으로 전합니다. “주정부는 당신의 공격성을 우려하여 상담을 의무화했습니다. 당신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메이저스의 현실 속 법적 문제는 영화의 허구와 삶의 경계선을 흐리게 만들며, 이 영화가 그 경계를 잊게 만들기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이러한 점들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Magazine Dreams>에는 실로 불쾌하고 때로는 계시적인 요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앞서 언급한 영화들과 달리 <Magazine Dreams>의 주인공은 흑인이고, 각본과 연출을 맡은 감독도 흑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킬리언의 소외에 인종을 한 요인으로 포함시킵니다. 이는 20세기 미국 문학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인 리처드 라이트의 『네이티브 선』을 떠올리게 합니다.

매거진 드림스 2025(Magazine Dreams 2025)

라이트의 작품은 사실상 『죄와 벌』에 대한 흑인 미국인의 응답으로, 주인공 비거 토머스를 살인자로 만든 사회적 요인을 깊이 탐색합니다.

“인간은 빵이 없어 굶주리는 만큼, 자아 실현이 없어도 굶주린다” “폭력은 억압받는 자에게 개인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는 의식적으로 고안된 전략이 아니라, 개성이 부정당한 인간의 본능적 표현이다”라는 라이트의 구절은 킬리언이 피와 타락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잘 설명해줍니다.

라이트도, 바이넘도 킬리언의 폭력을 정당화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영화를 보며 고려해야 할 맥락으로 제시하며, 이를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지적 불성실이라고 말하는 셈입니다.

킬리언의 대사는 백인 인물들이 결코 생각지 못했을 정당한 분노를 담고 있습니다. 예컨대 킬리언과 그의 아버지가 경제적으로 낙후된 ‘푸드 데저트’에 살아서 식료품을 사기 위해 왕복 6마일을 운전해야 한다는 점, 혹은 젊은 흑인 남성이 아무 잘못이 없어도 경찰의 의심을 사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후자의 경우는 킬리언이 야간 조깅 중 후드를 쓰고 있었다는 이유로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위협하는 장면으로 표현됩니다. 이 장면은 트레이본 마틴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매거진 드림스 2025(Magazine Dreams 2025)

후반부, 킬리언은 식당에서 과거 자신을 집 앞에서 무차별 폭행했던 백인 남성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고, 이 장면은 흑인 남성이 백인 가족을 위협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폭행의 발단은 킬리언이 물품 상점을 부순 일에 있었고, 그 행동은 그 상점이 아버지의 집을 엉망으로 칠해놓고도 비웃으며 다시 고칠 의사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보복이었습니다.

식당 손님들은 이 모든 맥락을 알지 못한 채, 백인 남성의 “나는 그냥 가족과 평범한 저녁을 보내고 싶은 아버지일 뿐”이라는 말에 동조하고, 킬리언을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흑인 남성으로만 인식합니다.

이런 장면이 영화에 더 많았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관객이 익숙한 서사 구조가 아니라,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장면 말입니다.

<Magazine Dreams>는 메이저스의 연기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습니다.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이 영화를 한 차원 끌어올릴 정도로 뛰어나며, 이야기 전달 방식의 모방성을 일정 부분 상쇄할 만큼의 깊이와 섬세함을 선사합니다.

그는 <크리드 III>에서 복서 역할을 마친 직후 이 역할을 맡았고, 이미 단련된 몸에 더 많은 근육량을 추가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몇 시간씩 운동에 매진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배우의 외적 ‘변신’을 넘어섭니다. 메이저스는 킬리언에게 삶에서 비롯된 듯한 복잡성과 연약함을 불어넣습니다.

예컨대 킬리언은 사람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말의 타이밍과 억양이 어색합니다. 이 캐릭터는 발달 장애, 정서 장애, 자폐 스펙트럼, 혹은 머리를 다친 뇌 손상 환자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 모든 요소들이 복합된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X-레이 장면에서 그의 머리에는 금속 파편이 여러 개 박혀 있습니다.)

매거진 드림스 2025(Magazine Dreams 2025)

그러나 메이저스는 이를 단순화하지 않습니다. 그는 관객이 해석할 수 있도록 단서를 살짝 보여줄 뿐, 결론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킬리언은 가장 폭력적인 순간에도 일정 수준의 공감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는 흡사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네이티브 선』의 비거 토머스를 섞어 놓은 듯한 인물로,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킬리언은 메이저스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잊히지 않는 인물이자, 그의 연기 경력 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지막 흑인>이나 <더 하더 데이 폴>과 함께 손꼽히는 명연기입니다.

<Magazine Dreams>가 앞으로 그의 마지막 출연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아쉽고 복잡한 여운을 남깁니다. 한때 전설적인 배우로 향하던 길을 스스로 망가뜨린 남자의 마지막 흔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복잡한 존재이고, 인생과 예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매거진 드림스 2025(Magazine Dreams 2025)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