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제시 아이젠버그: 데이비드 카플란 역
키어런 컬킨: 벤지 카플란 역
윌 샤프: 제임스 역
제니퍼 그레이: 마샤 역
커트 에기완: 엘로지 역
리자 새도비: 다이앤 역
감독
제시 아이젠버그
각본
제시 아이젠버그
우리 모두는 타인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종의 관광객과 같습니다. 이는 공감과 연민의 중요성을 폄하하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감정들은 지금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타인의 고통을 완벽히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고통을 지켜보고, 동료가 되어주며, 때로는 그저 울음을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 연결되고 인간다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각자는 저마다의 경험으로 형성된 독특한 감정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세상의 고통으로부터 이를 완화시켜줄 수는 있어도 완벽히 이해하거나 동일한 언어로 소통할 수는 없습니다. 이 진리가 제시 아이젠버그(Jesse Eisenberg)의 탁월한 작품 "A Real Pain"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인간이 겪는 개인적 고통과 인류의 비극적 역사가 얽힌 공간에서 두 사촌이 각자의 내면적 갈등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표면적으로는 서로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진 두 남성이 마치 형제처럼 지내며 벌이는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한 사람은 감정의 샘이 넘쳐나는 인물이고, 다른 한 사람은 전형적인 일상 패턴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 둘은 서로가 되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음을 영화는 감동적이고 날카롭게 그려냅니다.
데이비드(제시 아이젠버그)와 벤지(키에런 컬킨)는 할머니의 고향을 방문하며 홀로코스트가 이 지역에 끼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폴란드 여행을 계획합니다. 그들의 할머니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최근 세상을 떠났습니다. 할머니와 깊은 유대감을 가졌던 벤지는 감정적으로 방황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두 사촌은 제임스(윌 샤프)가 이끄는 투어 그룹에 합류합니다. 이 투어 그룹에는 제니퍼 그레이, 커트 이기완, 리자 사도비, 다니엘 오레스키스가 연기하는 네 명의 다른 여행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뛰어난 점 중 하나는, 아이젠버그의 섬세한 각본이 다른 여행객들을 단순한 감정적 소품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전개되었을 경우, 이들 각각의 문제가 데이비드나 벤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들은 배경에만 머물지 않고 영화의 진정성을 더욱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관객들은 키에런 컬킨이 보여주는 놀라운 연기력에 매료될 것입니다. 컬킨은 2024년 최고의 연기 중 하나로 꼽힐 만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때로는 싫어하면서도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한 친척이나 친구 같은 인물을 연기합니다. 컬킨은 계산된 느낌 없이 자연스러운 연기로 벤지를 그려냅니다.
"석세션"에서 오랜 시간 그를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역할에 완벽히 몰입하여 캐릭터의 모든 선택을 진정성 있게 전달합니다. 그의 눈빛, 몸짓, 그리고 목소리 톤은 벤지의 내면적 독백을 보여줍니다. 이는 벤지 자신조차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부분일 수 있지만, 관객에게는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A Real Pain"을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감독이자 작가인 제시 아이젠버그가 벤지를 연민하거나 과대평가하지 않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취했다는 점입니다. 벤지는 짜증나는 인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홀로코스트의 현장으로 가는 열차에서 느낀 불편함이나, 방문하는 마을 주민들과의 진정성 있는 교류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감정이 단지 솔직함일 뿐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제임스처럼 호감 가는 인물조차 이러한 비판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벤지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느끼는 감정의 진정성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닙니다. 왜 우리는 어려운 감정을 표현하기를 꺼려하는 걸까요? 오히려 억누르는 것이 진정한 고통의 원인이 아닐까요?
아이젠버그는 음악을 섬세하게 활용하며, 특히 투어 그룹이 강제 수용소를 방문할 때 배경 음악을 완전히 제거하는 장면에서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 순간의 침묵은 어떤 음악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그는 폴란드라는 나라를 여행지로 소비하지 않고 존경과 애정을 담아 담아내며, 여행하는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의 흔한 단점에 빠지지 않습니다. 영화는 감정적으로 과도하거나 감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지점에서 항상 중심을 잡아냅니다.
결국 이 영화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온 두 사람이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데이비드는 집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그리워하지만, 벤지가 다시 고독한 삶으로 돌아갈까 걱정합니다. 반면 벤지는 어디서든 친구를 사귀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단 90분의 짧은 상영 시간 동안 관객은 데이비드와 벤지를 마치 자신들의 친구나 사촌처럼 느끼게 됩니다.
"A Real Pain"은 우리 존재의 모든 측면, 특히 고통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상기시키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예술이 우리의 인간다움을 어떻게 일깨우는지 체험하는 강렬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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